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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서울,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 투기지역'으로 묶는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면서 모델하우스는 지역별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28일 오후 성남 고등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서울시 지곡동의 한 모델하우스(사진 왼쪽)에는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반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의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남가좌동의 모델하우스는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택기자 jongtaek@kyeongin.com |
'성남 고등지구' 모델하우스
평일 낮 불구 200여명 북새통
남가좌동 1순위 청약 빈자리
"수도권, 서울수준 상승 위험"정부가 주택안정을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와 전매제한을 대폭 강화한 '8.2 부동산대책'을 발표한 첫날 서울시와 경기도에 분양하는 아파트에는 희비가 엇갈렸다.
서울 전지역과 세종시, 과천시에 '투기과열지구 또는 투기지역 지정' 등으로 부동산 투기세력을 막기 위한 전방위적 대책이 나오면서 서울지역에 사실상 투기는 어려워 졌기 때문이다. 투기세력이 경기도지역으로 몰리는 풍선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2일 오후 1시 10분께 성남 고등지구의 A 아파트를 분양하고 있는 서울시 자곡동의 한 모델하우스. 강남 세곡·서초 내곡지구는 물론 판교신도시와 가까워 '범강남권'의 입지를 자랑하고 투기과열지구보다 규제가 상대적으로 약한 조정대상지역에서 분양하는 이곳은 평일 낮인데도 불구하고 200명이 넘는 사람이 동시 방문해 북새통을 이뤘다.
10개의 상담창구는 상담 진행에 분주했고 대기시간만 1시간이 넘었다. 단지 내부를 소개하는 코너와 주변 환경을 소개하는 코너에도 설명을 듣는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광주시 태전동의 곽영희(54·여)씨는 "기존 투기지역들이 정부의 부동산 대책의 규제대상이 돼 규제가 덜하면서 인기가 좋은 곳이라 투기꾼들이 몰릴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지금도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지만, 투기 바람이 옮겨 불면 가격이 더 오르게 돼 그 전에 청약을 하려고 알아볼 겸모델하우스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같은 시간 마찬가지로 1순위 청약을 진행한 서울 남가좌동 가재울뉴타운 B 아파트의 모델 하우스는 예상을 뛰어넘는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대책 때문인지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12개의 창구 중 5개에서만 상담이 진행됐고 대기자를 위해 마련된 자리는 텅텅 비어있었다.
방문객 김모(50)씨는 "오늘 정부의 발표 때문에 투기를 하려 했던 사람들이 줄어든 탓에 한산한 것 같다"며 "정부의 이번 발표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순간 5년간 전매금지가 되므로 투기꾼들에게는 부담스러워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판교·분당·일산·광교 등 도내 주요 신도시에서 웃돈이 얹어진 물량이 쏟아질 것"이라며 "이번 대책이 서울의 주택가격을 낮추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 부동산 가격을 서울 수준으로 올려 서울 및 수도권에서 출퇴근하는 청년, 신혼부부의 주택문제는 더 심각해져 최악의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박연신기자 julie@kyeongin.com